건강 정보/Women Health

외음부 피지낭종 절대 짜면 안 되는 이유와 안전한 치료법

외음부 피지낭종 절대 짜면 안 되는 이유와 안전한 치료법
미나쌤·2025.11.17

안녕하세요. 여성의 건강한 삶을 돕는 29년 차 산부인과 전문의 미나쌤이에요.

어느 날 샤워를 하다가 외음부(소음순이나 대음순 주변)에 쌀알만 한, 혹은 콩알만 한 멍울이나 뾰루지 같은 것이 만져져서 덜컥 겁이 난 적 있으신가요?

'이거 혹시 암은 아닐까?', '무슨 성병이라도 걸린 건 아닐까?' 별의별 생각이 다 들면서 걱정이 앞서죠. 그런데 위치가 민감한 부위이다 보니까 이걸 병원에 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망설이는 분들이 정말 많으시더라고요.

이렇게 걱정하시는 외음부 멍울의 가장 흔한 원인 중 하나가 바로 '외음부 피지낭종(Epidermoid Cyst)'이랍니다.

오늘은 이 피지낭종이 도대체 왜 생기는 건지, 그리고 많은 분이 실수하시는 '절대로 손으로 짜면 안 되는 이유'는 무엇인지, 또 어떻게 안전하게 관리하고 치료해야 하는지에 대해 29년 전문의의 경험을 바탕으로 차근차근 총정리해 드릴게요.

외음부 피지낭종, 정확히 무엇인가요?

피지낭종 이해

피지낭종은 말 그대로 피부의 '피지선'이 막혀서 생기는 거예요. 피지(기름 성분)나 각질 같은 피부 노폐물들이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피부 아래에서 주머니(낭종)를 만들면서 그 안에 차곡차곡 쌓이는 거죠.

의학적으로는 양성 종양(Benign Tumor)의 일종이라고 부르는데요, '양성'이라는 말처럼 나쁜 암(악성)이 아니니 일단 크게 걱정하실 필요는 없어요.

그냥 '피지가 갇혀서 생긴 작은 주머니'라고 생각하시면 가장 쉽답니다. 이건 우리 몸 어디에나 생길 수 있지만, 특히 외음부처럼 피지선이 많고 속옷 등으로 마찰이 잦은 부위에 잘 생길 수 있어요.

'뾰루지'나 '여드름'과 다른 점

많은 분들이 이걸 그냥 뾰루지나 여드름이라고 생각하고 넘기시는데요, 둘은 결정적인 차이가 있답니다.

  • 여드름/뾰루지: 이건 모낭에 생긴 '염증'이죠. 보통 며칠 지나면 곪아서 터지거나 자연스럽게 사라지는 경우가 많아요.
  • 피지낭종: 이건 '낭종(주머니)'이라는 뚜렷한 '막'이 있어요. 이 주머니 안에 피지가 계속 쌓이기 때문에, 여드름처럼 자연히 사라지지 않고 크기가 그대로이거나 오히려 서서히 커질 수 있답니다. 자세히 보면 중앙에 작은 구멍이 보이기도 해요.

바르톨린 낭종과는 다른가요?

외음부 멍울 하면 '바르톨린 낭종'을 떠올리는 분도 많으실 거예요. 이 둘도 확실히 다릅니다.

  • 바르톨린 낭종: 이건 질 입구(보통 5시, 7시 방향이라고 하죠)에 있는 '바르톨린샘'이라는 분비샘이 막혀서 생겨요. 보통 피지낭종보다 더 안쪽, 깊은 곳에서 만져지고 크기도 훨씬 크게 자라는 경향이 있습니다.
  • 피지낭종: 이건 피부 바로 아래층, 비교적 얕은 곳에서 둥글고 조금 딱딱한 멍울이 만져지는 게 특징이에요.

피지낭종, 도대체 왜 생길까요?

그럼 이 피지낭종은 도대체 왜 생기는 걸까요? 피지선 입구가 막히는 데는 생각보다 다양한 원인이 있어요.

  • 호르몬 영향: 여성호르몬이나 안드로겐 같은 호르몬의 변화가 피지 분비에 영향을 줄 수 있고요.
  • 물리적 마찰: 꽉 끼는 속옷이나 스키니진, 레깅스처럼 피부에 착 붙는 옷들이 지속적인 마찰을 일으켜서 각질층을 자극하고 피지선 입구를 막을 수 있습니다.
  • 위생 문제: 땀이나 분비물이 잘 씻기지 않고 습한 환경이 계속되면, 세균이 번식하고 피지선이 막히기 쉬워요.
  • 피부 손상: 제모, 특히 왁싱이나 면도를 하는 과정에서 생긴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한 상처나 모낭염이 아물면서 피지선 입구를 막아버리기도 한답니다.

피지낭종을 짜면 안 되는 3가지 이유

경고 이미지

여기서 미나쌤이 정말정말 강조하고 싶은 게 있어요. 많은 분들이 이걸 뾰루지처럼 손톱이나 면봉으로 짜내려고 시도하시는데요, 이건 절대 금물입니다.

왜 피지낭종을 함부로 짜면 안 되는지 이유를 말씀드릴게요.

첫째, 2차 감염 및 심각한 염증 유발

우리 손이나 소독되지 않은 기구에는 세균이 정말 많아요. 특히 외음부는 따뜻하고 습해서 세균이 번식하기 딱 좋은 환경이죠. 억지로 짜다가 상처라도 생기면, 그 틈으로 세균이 침투해서 단순 낭종이 '염증성 낭종'으로 순식간에 악화될 수 있습니다.

"선생님, 처음엔 콩알만 했는데, 제가 잘못 건드렸나 봐요. 며칠 만에 주먹만큼 붓고 너무 아파서 걷지도 못하겠어요."

실제 진료실에서 이렇게 응급으로 내원하는 환자분들이 정말 많으세요. 이게 심해지면 '봉와직염' 같은 심각한 피부 연조직 감염으로도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정말 조심해야 합니다.

둘째, 낭종 주머니(막) 파열과 재발

피지낭종의 핵심은 '낭종 주머니', 즉 '막'이라고 말씀드렸죠? 손으로 무리하게 짜면 그 압력 때문에 피부 안쪽에서 이 주머니가 펑! 하고 터져버릴 수 있어요.

그럼 겉으로는 내용물(피지, 각질)이 좀 나오는 것 같아도 정작 중요한 '주머니'는 피부 밑에 그대로 남아있게 되죠. 그럼 어떻게 될까요? 그 주머니 안으로 피지는 다시 차오릅니다.

오히려 손상된 조직이 엉겨 붙고 아물면서 더 단단하고 깊게 자리 잡아 반복적으로 재발하는 원인이 된답니다.

셋째, 영구적인 흉터 및 색소 침착

염증이 한 번 심하게 생겼거나, 낭종 주머니가 피부 안쪽에서 터져서 주변 조직을 손상시키면, 나중에 치료가 다 되어도 그 자리가 울퉁불퉁해지거나 검게 변하는 영구적인 흉터나 색소 침착을 남길 수 있어요. 정말 속상한 일이죠.

안전한 관리 및 치료법

그렇다면 이 피지낭종, 도대체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요? 시기별로 현명하게 대처하는 방법을 알려드릴게요.

1단계 (초기): 염증 없는 작은 낭종

만약 크기가 작고, 아프거나 붉어지는 염증 증상이 없다면 일단 그냥 두시는 것이 좋습니다.

  • 관찰하기: 절대로 짜거나 만지지 말고 변화가 있는지 지켜보세요.
  • 청결 및 통풍: 자극이 없는 순한 세정제로 깨끗하게 씻고, 꽉 끼는 옷은 피해서 통풍이 잘되게 해주세요.
  • 따뜻한 좌욕/온찜질: 하루 1~2회 정도 따뜻한 물로 좌욕을 하거나, 깨끗한 천을 따뜻한 물에 적셔 찜질(온습포)을 해주는 것이 피지 배출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죠. (단, 너무 뜨겁게 하거나 세게 문지르면 절대 안 돼요.)

2단계 (염증기): 붓고 아픈 낭종

이미 붉게 붓고 통증이나 열감이 느껴진다면, 이건 2차 감염이 시작됐다는 신호예요. 이럴 땐 즉시 산부인과 진료가 필요합니다.

  • 항생제 치료: 염증을 가라앉히기 위해 먹는 항생제나 항생제 연고 처방이 필요할 수 있어요.
  • 절개 및 배농(I&D): 만약 고름(농양)이 심하게 찼다면, 국소 마취 후에 아주 작게 절개해서 고름을 빼내는 시술(배농)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3단계 (근본 치료): 반복되는 낭종

염증이 일단 가라앉았거나, 염증은 없지만 크기 때문에 미용상 신경이 쓰이거나 자꾸만 같은 자리에 재발한다면 근본적인 제거술을 고려해야 해요.

  • 낭종 절제술(Excision): 국소 마취 후에 피부를 최소한으로 절개해서 낭종의 '뿌리'인 '주머니(막)' 자체를 완전히 제거하는 수술입니다. 이 주머니를 제거해야 재발을 막을 수 있답니다.
  • 조직 검사: 제거된 낭종은 대부분 괜찮지만, 아주 드물게 다른 악성 종양과 구별이 필요할 수 있어 조직 검사를 통해 확인하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중요한 포인트

많은 분들이 고름을 빼내는 '배농'만 하면 치료가 끝났다고 생각하시는 경우가 많아요. 하지만 염증이 아주 심할 때는 낭종 주머니(막)까지 완벽하게 제거하기가 어렵습니다. 이럴 땐 일단 염증을 가라앉히고(보통 4~6주 뒤), 남아있는 낭종 주머니를 제거하는 2단계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는 점을 꼭 기억해 주세요.

피지낭종 재발을 막는 5가지 생활 수칙

예방 및 관리

치료가 잘 끝났다고 해도, 다시 재발하지 않도록 일상 속 관리가 정말 중요하겠죠?

  1. 순한 세정제 사용: 향이나 계면활성제가 너무 강한 제품보다는 약산성 여성청결제나 순한 비누를 사용해 주세요. 가능하면 물로만 가볍게 세정하는것이 가장 좋습니다.
  2. 통풍이 잘되는 속옷: 땀 흡수가 잘되는 100% 면 속옷이 가장 좋습니다. 레깅스나 스키니진처럼 꽉 끼는 하의 착용 시간은 조금 줄여주세요.
  3. 습기 관리: 샤워나 용변 후에는 외음부를 적당하게 톡톡두드려 말려서 습한 환경을 피하는 것이 중요해요.
  4. 자극 최소화: 불필요한 제모나 왁싱은 피하는 것이 좋고요, 만약 하시더라도 시술 전후 위생 관리에 철저히 신경 써야 합니다.
  5. 손대지 않기: 이게 가장 중요해요! 멍울이 만져지면 절대 손으로 만지작거리거나 짜려는 습관을 버리셔야 합니다.

작은 멍울, 망설이지 말고 전문가와 상담하세요

전문의 상담

외음부 피지낭종이 생명을 위협하는 무서운 질환은 아니에요. 하지만 한 번 염증이 생기면 극심한 고통을 주기도 하고, 자꾸 재발하면서 우리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릴 수 있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두 가지예요. '절대 손대지 않는 것', 그리고 '변화가 생기면 즉시 확인하는 것'.

제가 진료실에서 가장 안타까운 경우가, 민감한 부위라고 혼자 끙끙 앓거나 인터넷 정보만 믿고 잘못된 자가 처치(식초 세척, 알코올 소독 등...)를 하다가 오히려 병을 키워서 오시는 경우입니다.

외음부 멍울은 오늘 말씀드린 피지낭종 외에도 바르톨린 낭종, 지방종, 단순 모낭염 등 원인이 정말 다양해요. 그리고 극히 드물지만 외음부암의 초기 신호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작은 멍울이라도 통증이 생기거나, 갑자기 크기가 커지거나, 자꾸만 반복된다면 절대 망설이지 마세요. 가까운 산부인과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여러분의 소중한 몸을 지키는 가장 현명하고 빠른 길입니다.

늘 여러분의 건강한 일상을 응원할게요. 미나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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